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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를 열면 "하루 3분이면 치아가 하얘진다"는 광고가 쏟아집니다. 저도 그런 광고를 보고 있노라면 혹할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치과 일을 하면서야 비로소 말도 안되는 광고라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칫솔질과 치실이 먼저인 이유
워터픽이나 전동칫솔을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반대로 묻고 싶습니다. 칫솔질과 치실, 제대로 하고 계신가요?
구강 관리의 핵심은 치태(plaque) 제거에서 시작합니다. 치태란 치아 표면에 달라붙는 세균막으로, 이것이 굳으면 치석이 되고 결국 치주염과 충치의 원인이 됩니다. 그리고 이 치태를 가장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도구가 바로 칫솔입니다.
칫솔을 고를 때 저는 두 가지를 꼭 봅니다. 칫솔모의 형태와 칫솔 헤드의 크기입니다. 칫솔 헤드가 너무 크면 어금니 안쪽까지 닿지 않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손가락 한 마디 정도 크기의 헤드가 구석구석 닿기에 가장 적당했습니다. 칫솔모는 미세모를 권합니다. 미세모란 칫솔 끝이 가늘고 불규칙하게 뻗어 있어 치아와 잇몸 경계 사이까지 파고드는 구조를 말합니다. 일반 직모보다 치면세균막 제거에 훨씬 유리합니다.
전동칫솔에 대해서도 한 마디 하자면, 저는 솔직히 굳이 비용을 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동칫솔도 결국 손목을 움직여 올바른 각도로 대야 제대로 닦입니다. 가만히 대고만 있으면 알아서 닦아준다는 건 착각입니다. 일반적으로 손을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개발된 도구인 만큼, 꼼꼼한 칫솔질이 가능한 분이라면 굳이 고가의 전동칫솔을 살 필요는 없습니다.
칫솔질 다음은 치실입니다. 구강검진 문진표에도 치실 사용 빈도를 묻는 항목이 있을 만큼, 치실은 공식적으로 권장되는 보조 구강위생 용품입니다. 치아 인접면, 즉 치아와 치아가 맞닿는 면은 칫솔모가 닿지 않는 사각지대입니다. 칫솔질을 분명히 마쳤는데도 치실을 쓰면 음식물이 딸려 나오는 경험, 저도 매번 합니다.
치실을 처음 쓰는 분들은 실을 약 30cm 끊어 두 번째나 세 번째 손가락에 감고, 치아 사이에 천천히 밀어 넣은 뒤 치아 한쪽 면씩 두 번 닦는 방식으로 시작하면 됩니다. 처음엔 익숙하지 않아 어렵게 느껴집니다. 제 남편은 결국 포기하고 Y자형 치실홀더를 쓰고 있는데, 그래도 아예 안 쓰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제 아이도 초등 저학년엔 치실사용을 잘 못하다가 고학년이 되면서 손에 익었고요.
잇몸이 안 좋거나 임플란트를 하신 분들이라면 치간칫솔까지 추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간칫솔이란 치아 사이 공간에 직접 삽입해 닦는 작은 원통형 솔로, 치실이 닿지 않는 넓은 공간을 관리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사이즈는 약간의 저항감이 있게 들어가는 것이 적당하고, 보통 SS나 SSS 사이즈를 많이 씁니다. 치실과 치간칫솔 모두 인터넷 쇼핑몰, 마트, 약국, 다이소 어디서든 구매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치실이나 치간칫솔 사용하면 치아사이가 벌어진다고 하는 분들이 많은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 칫솔 헤드는 손가락 한 마디 크기, 칫솔모는 미세모 선택
- 치실은 하루 최소 1회, 취침 전 사용이 가장 효과적
- 치간칫솔은 잇몸이 안 좋거나 임플란트 환자에게 필수
- 전동칫솔은 일반 칫솔로 꼼꼼한 칫솔질이 어려운 분에게 추천
워터픽과 가글액, 정말 필요할까
치과 데스크에 앉아 있으면 환자분들이 꽤 자주 묻습니다. "워터픽 사면 확실히 다르죠?" 그럴 때마다 저는 되묻습니다. 치실과 치간칫솔은 하고 계신가요?
워터픽(구강세정기)은 가압된 물줄기로 치아 사이와 잇몸 주변의 음식물을 제거하고 잇몸 마사지 효과를 주는 기기입니다. 교정 중이거나 치아 보철물이 많아 칫솔모가 닿기 어려운 분들에게는 분명히 도움이 됩니다.
다만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칫솔질과 치실, 치간칫솔로 이미 음식물을 충분히 제거했다면 워터픽은 선택 사항입니다. 잇몸 마사지 효과에 더 의미를 두는 분이라면 추가하면 좋지만, 치실 대신 워터픽만 열심히 하는 방식은 순서가 바뀐 것입니다. 강도 설정도 중요한데, 너무 강하게 쓰면 잇몸 자극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습니다.
혀 클리너도 입냄새 관리에 생각보다 효과적입니다. 입냄새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설태, 즉 혀 표면에 쌓인 세균과 음식 잔여물입니다. 혀 클리너로 뒤에서 앞으로 2~3회 부드럽게 긁어주면 구취를 확실히 줄일 수 있습니다. 단, 세게 긁으면 혀 점막에 상처가 생기므로 살살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글액에 대해서는 저는 솔직히 권장하지 않는 편입니다. 가글액은 구강 내 유해균뿐 아니라 유익균까지 제거해 구강 미생물 생태계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특히 알코올이 함유된 제품은 구강 점막을 건조하게 만들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세균 증식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쓰고 싶다면 무알코올 제품을 선택하고, 하루 1~2회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칫솔질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비상용으로만 쓰는 것, 이것이 제 기준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전동칫솔이 일반 칫솔보다 무조건 잘 닦이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전동칫솔도 올바른 각도로 직접 움직여야 효과가 납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가만히 대기만 하면 안쪽 어금니가 제대로 닦이지 않았습니다. 꼼꼼하게 칫솔질할 수 있는 분이라면 굳이 고가의 전동칫솔을 살 필요는 없습니다.
Q. 치실 사용이 어려운데 워터픽으로 대신해도 되나요?
A. 완전한 대체는 어렵습니다. 워터픽은 치아 인접면에 달라붙은 플라크를 직접 긁어내는 기능이 없고, 치실만큼 치면세균막 제거에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Y자형 치실홀더라도 사용하는 것이 워터픽만 쓰는 것보다 낫습니다.
Q. 치간칫솔 사이즈는 어떻게 고르나요?
A. 치아 사이에 넣을 때 약간의 저항감이 있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너무 작으면 제거 효과가 없고, 너무 크면 잇몸에 상처가 납니다. 대부분 SS나 SSS 사이즈부터 시작해보고, 공간이 더 넓은 부위는 더 큰 사이즈를 추가로 사용하면 됩니다.
결론
광고를 보면 구강 관리가 첨단 기기로 해결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치과 일을 하면서 제가 확인한 현실은 달랐습니다. 고가의 전동칫솔을 쓰면서도 치실 한 번 안 하는 분들의 치아 상태와, 일반 칫솔로 꼼꼼하게 닦고 치실까지 하는 분들의 치아 상태는 분명히 차이가 났습니다.
결국 구강 관리에는 요행이 없습니다. 칫솔질을 정석대로, 치실을 꾸준히, 필요한 분은 치간칫솔까지 더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광고가 화려할수록 한 발 물러서서 "이게 보조 수단인가, 핵심인가"를 먼저 따져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