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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치과 데스크에 앉기 전까지 인사돌이나 이가탄 같은 잇몸약이 꽤 효과 있는 약인 줄 알았습니다. 광고도 워낙 많이 하고, 약국에서 당당하게 팔고 있으니 당연히 잇몸에 좋겠거니 했던 거죠. 그런데 치과에서 일하면서 치과 원장님들의 의견은 다 동일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잇몸약에 대한 오해, 그리고 구강유산균과 자일리톨까지 — 제가 현장에서 직접 느낀 것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잇몸약의 한계 - 치료제가 아닌 보조제인 이유
치과 데스크에 앉아 있으면 정말 다양한 분들을 뵙게 됩니다. 그중에서 제가 가장 안타깝게 느끼는 경우가 인사돌이나 이가탄 같은 잇몸약을 몇 달째 드시면서 "치과 치료 대신" 버티고 계신 분들입니다. 잇몸이 안 좋으니까 잇몸약을 먹으면 나을 것 같다는 논리, 얼핏 들으면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옆에서 보면서 느낀 건, 그 논리가 치과 질환에는 잘 통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가탄의 주성분인 트라넥사민산은 출혈과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성분이며, 인사돌의 옥수수불검화정량추출물 역시 유럽 등 해외에서는 잇몸 치료용 의약품으로서의 유효성을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원개발국인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는 치료제 허가가 취소되어 보조 용도로 제한되거나 건강기능식품으로 유통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식약처 재평가를 통해 단독 '치료제'가 아닌 '치과 치료 후 보조치료제'로 효능 범위가 축소되었으며, 치료용 의약품으로 유통되는 것은 한국과 일부 아시아 국가 중심인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제가 환자분들께 잇몸약 효과 있냐고 질문을 받을 때면 조용히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그 비용으로 치과 오셔서 스케일링이나 잇몸 치료 한 번 받으시는 게 훨씬 낫습니다." 사실 잇몸약 한 달 치 가격이면 치과 검진에 쓰기에 충분한 경우도 꽤 있습니다. 치과 질환은 거의 예외 없이 직접 치료를 받아야 해결됩니다. 약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게 제가 현장에서 몸으로 배운 사실입니다.
가끔 "인사돌 먹었더니 잇몸이 좋아졌어요"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럴 때마다 제가 차근차근 설명해드리는 게 있습니다. 잇몸 질환은 우리 몸의 면역력과 구강 내 세균이 균형을 이루는 상태인데, 피로하거나 음주 후 면역력이 떨어지면 잇몸이 붓고 피가 나는 일이 흔합니다. 반대로 컨디션이 좋아지면 증상이 가라앉기도 하는데, 이걸 잇몸약 덕분으로 착각하시는 경우가 많은 겁니다. 잇몸약은 보조제로서 잇몸 치료와 병행할 때 소소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지, 치료제로 쓸 수 있는 약이 아닙니다.
- 잇몸약은 치료제가 아닌 보조제 — 치과 치료와 반드시 병행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
- 잇몸 질환의 핵심은 정기적인 치과 내원과 스케일링, 잇몸 치료 — 약만으로 해결되지 않음
- 잇몸약 비용을 치과 검진·치료비로 전환하는 편이 실질적으로 더 효율적인 경우가 많음
구강 건강 보조제 종류 - 구강유산균, 자일리톨, 비타민C
요즘 구강유산균 제품이 정말 많이 나와 있습니다. 제가 직접 찾아봤는데, 아직 효과가 완벽하게 임상으로 입증된 건 아닌 상태입니다. 다만 개념 자체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구강유산균이란 구강 내 미생물 생태계, 즉 구강 마이크로바이옴을 이로운 균 위주로 재편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제품입니다. 쉽게 말해 장에 유산균을 넣어서 장내 환경을 개선하는 것처럼, 입 안에도 유익한 균을 심어 나쁜 균이 설 자리를 줄이겠다는 원리입니다.
실제로 양치를 열심히 하는데도 구취가 심한 분들이 있는 반면, 대충 닦는데도 입 냄새가 없는 분들도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게 단순히 위생 습관 차이만은 아닌 경우가 많았습니다. 구강 내 세균의 종류와 숫자가 사람마다 워낙 다르기 때문인데, 구강유산균이 이 균형을 건강하게 바꿔줄 수 있다면 잇몸 건강이나 충치 예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치과 치료를 꾸준히 받는다는 전제 아래 영양제 개념으로 먹어보는 건 손해 볼 것 없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자일리톨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자일리톨은 우리 몸에서 분해되지 않는 당 알코올의 일종입니다. 충치균, 즉 뮤탄스균(Streptococcus mutans)이 자일리톨을 흡수하면 포만감은 느끼지만 실제 에너지원으로 쓰지 못해서 결국 굶어 죽게 됩니다. 이 때문에 자일리톨의 충치 예방 효과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핀란드 투르쿠 대학교에서 진행된 초기 연구(출처: PubMed Central)에서도 자일리톨이 충치 발생률을 유의미하게 줄인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다만 제가 한 가지 짚어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자일리톨 하면 대부분 껌을 떠올리시는데, 껌은 오래 씹을수록 턱관절과 치아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딱딱한 음식을 줄이라는 조언이 일반적인 시대에, 껌으로 자일리톨을 섭취하는 건 권하기 어렵습니다. 대신 침샘 기능이 떨어지는 고령층 환자분들께는 자일리톨 사탕을 권해드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침 분비를 자극해서 구강 건조를 완화하면서도 설탕 없이 단맛을 즐길 수 있으니까요. 자일리톨을 선택하실 때는 껌보다 사탕이나 정제 형태를 고르시는 편이 낫습니다.
비타민 C도 잇몸 건강과 관련해서 빼놓기 어렵습니다. 비타민 C는 항산화 작용을 하며 콜라겐 합성을 돕는 영양소입니다. 여기서 콜라겐 합성이란 잇몸 조직을 구성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으로, 이것이 부족하면 잇몸이 약해지고 출혈이 생기기 쉬워집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도 비타민 C 결핍이 잇몸 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구강 문제와 연관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저도 이 부분을 알고 나서 비타민 C는 따로 챙겨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잇몸약을 먹었더니 잇몸이 좋아진 것 같은데 효과 있는 거 아닌가요?
A. 잇몸 증상은 몸 컨디션에 따라 자연스럽게 오르내립니다. 피로가 풀리거나 음주 후 면역력이 회복되면 붓기와 출혈이 가라앉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을 잇몸약 효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자일리톨 껌이 치아에 좋다고 하던데 많이 씹어도 되나요?
A. 자일리톨의 충치 예방 효과는 실제로 있습니다. 그런데 껌을 오래 씹으면 턱관절과 치아에 불필요한 부담이 생길 수 있습니다. 자일리톨은 껌보다 사탕이나 정제 형태로 섭취하는 방법을 고려해보시는 게 낫습니다.
Q. 잇몸 건강을 위해 비타민을 먹는다면 어떤 게 좋은가요?
A. 비타민 C가 가장 먼저 꼽힙니다. 잇몸 조직을 구성하는 콜라겐 합성에 직접 관여하기 때문에, 비타민 C가 부족하면 잇몸이 약해지고 출혈이 잦아질 수 있습니다. 종합비타민이나 비타민 B군도 전신 면역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어 간접적으로 잇몸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결론
제가 치과 데스크에서 수많은 환자분들을 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잇몸 질환은 절대 약으로만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잇몸약만 수개월째 드시면서 치과는 안 오시는 분들을 볼 때마다, 그 비용과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구강유산균이나 비타민 C, 자일리톨 같은 것들은 치과 치료를 꾸준히 받는다는 전제 아래에서 보조적으로 의미가 있습니다. 이것들만 믿고 치료를 미루는 건 오히려 잇몸 상태를 더 나빠지게 할 수 있습니다.
잇몸 건강의 핵심은 단순합니다. 정기적으로 치과에 내원해서 스케일링과 잇몸 치료를 받고, 전신 컨디션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잇몸약에 쓰는 비용이 있다면 그것을 치과 검진 비용으로 돌리시는 편이 훨씬 실속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